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억만장자들이 타는 차는 언제나 화제를 몰고 온다. 대부호들은 전 세계에 단 한 대 뿐인 주문제작 자동차나 한정판 슈퍼카, 혹은 천문학적인 가치의 올드카를 수집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부자들이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꿈의 차를 타고 다니는 건 아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자동차, 심지어는 수십년 된 낡은 차-클래식 카가 아니다-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 미국 CNBC는 세계 최고의 부자 리스트에 언제나 이름을 올리는 여섯 억만장자의 검소한 자동차들을 소개했다.
워렌 버핏-캐딜락 XTS
'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며 언제나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사의 CEO 워렌 버핏은 지난 2014년 4만 5,000달러(한화 약 5,000만 원)를 주고 캐딜락 XTS를 구입했다. 756억 달러(한화 약 85조 2,390억 원)에 달하는 그의 재산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렴한 자동차다. 이전에는 2006년형 캐딜락 DTS를 탔는데, 그의 딸 수지 버핏이 "차가 너무 오래돼 창피하다"고 불평한 뒤에야 차를 바꿨다고.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1년에 5,600km 정도밖에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차를 자주 바꿀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는 구입하는 순간부터 감가가 시작되기 때문에 자동차가 잘 굴러가기만 한다면 앞으로 가치가 오를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마크 저커버그-어큐라 TSX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580억 달러(한화 약 65조 3,950억 원)의 재산을 가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부자다. 하지만 IT의 최첨단에 선 그의 차는 낡은 어큐라 TSX 세단이다. 어큐라 TSX는 어큐라 브랜드의 컴팩트 세단으로, 북미 시장에서는 BMW 3 시리즈 등과 경쟁한다.
그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전하고, 편안하며, 사치스럽지 않아 TSX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TSX 외에도 폭스바겐 골프 GTI를 한 대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대 모두 북미 신차 가격은 약 3만 달러(한화 약 3,300만 원) 수준이다.
앨리스 월튼-포드 F-150
앨리스 월튼은 미국 최대의 대형마트 체인 '월마트'의 상속녀이자, 세계 최고의 여성 부호다. 월마트 창업자인 아버지 새뮤얼 월튼으로부터 상속받은 그녀의 재산은 지난해 기준 354억 달러(한화 약 39조 9,135억 원)나 된다.
하지만 그녀는 자동차 수집에 별 취미가 없는 모양이다. 그녀가 타고 다니는 차는 2006년형 포드 F-150 픽업트럭이다. F-150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이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픽업트럭이다. 흥미로운 건 아버지 샘 월튼 역시 1979년형 포드 픽업을 즐겨 탔다는 것이다. 픽업 트럭에 월마트의 성공 비결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잉바르 캄프라드-볼보 240 GL
세계적인 가구 체인 이케아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북유럽에서 제일가는 부자다. 그는 2015년 기중 475억 달러(한화 약 53조 5,562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재산은 스웨덴의 국가 전체 탄소배출권을 150년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그는 실용주의적인 스웨덴 사람답게, 꼭 필요한 게 아니면 돈을 쓰지 않는 구두쇠다. 1993년형 볼보 240 GL 왜건을 타고 다닌 것만 봐도 그렇다. 물론, 요즘은 그 차를 타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91세의 고령에 직접 운전을 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만류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발머-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300억 달러(한화 약 33조 8,250억 원)의 재산을 가진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빌 게이츠의 절친이자 마이크로소프트를 가장 사랑하는 사나이로 알려졌다. 지금은 MS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 NBA 농구 프로팀 LA 클리퍼스의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엄청난 재산을 가진 발머지만, 의외로 그는 페라리보다 포드를 좋아하는 포드 자동차 광팬이다. 그의 아버지가 포드 사에서 매니저로 일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포드 사랑을 알았던 앨런 멀러리 포드 전 CEO는 지난 2009년 그에게 100만 번째 SYNC 시스템이 탑재된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를 선물했고, 발머는 여전히 그 차를 타고 다닌다.
커크 커즌스-GMC 사바나 밴
마지막 주인공은 엄밀히 말하면 아직 억만장자가 아니지만, 머지않아 억만장자가 될 사람이다. 바로 미국 NFL 미식축구 구단 워싱턴 레드스킨즈의 쿼터백 커크 커즌스다. 그는 현재 2,390만 달러(한화 약 269억 원)의 연봉은 받는, NFL에서 가장 인기있고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그는 엄청난 수입에도 불구하고 매우 검소해서, 10만 마일 넘게 탄 GMC 밴을 타고 다닌다. 한국으로 치면 박지성 선수가 스타렉스를 타고 다니는 셈이다. 그는 2016년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얼마를 벌든 아껴서 써야 한다"고 밝힌 적 있다. 그래서 그는 다른 NFL 선수들과 달리 요트나 스포츠 카보다는 금융자산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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