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와이퍼(Wiper, 자동차의 앞 유리창을 닦는 부품)를 쓰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오는 날엔 정말 중요한 부품인데 평소엔 잊고 살았구나…’. 자주 갈아줘야 하는 소모성 부품인데도 크게 의식한 적이 없었다. 너무 당연해서일까? 와이퍼는 언제 등장했는지 찾아봤다.
미국 특허청 기록에 따르면 미국의 매리 앤더슨(Mary Anderson)이 와이퍼를 발명했다고 한다. 1866년생인 그는 부동산 개발자, 와인 제조가로 일했다. 뉴욕에 방문해 전차를 타면서 느낀 불편을 토대로 와이퍼를 만들었다. 당시 전차에는 와이퍼가 없어서 비가 오거나 날씨가 심각할 때는 창문을 내리고 운전자가 바깥을 바라봐야 했다. 따라서 승객석까지 전부 찬 바람과 빗물이 들어가는 일이 당연했다.
이를 보고 매리 앤더슨은 안에서도 바깥에 묻은 이물질을 치울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수개월에 거쳐 시제품을 만들었다. 핸들 가까이 둔 레버를 당기면 나무와 고무로 만든 와이퍼암 세트가 움직여 유리창을 닦았다. 그는 이 발명품으로 1903년 11월 10일 미국 특허청에서 미국 특허 제743801을 받았다. 당시 이름은 ‘유리창 청소 장치’다.
그런데 그의 발명품은 운전자를 산만하게 한다며 많은 비평을 받았다. 투자 유치에도 실패했다. 그래서 그는 와이퍼를 발명했음에도 전혀 돈을 벌지 못했다. 자동차 기술의 보급과 더불어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기초적인 와이퍼를 달기 시작했지만, 그 전에 특허가 만료되어 로열티 및 라이센스 비용을 받지 못했다.
이후 그의 아이디어를 보완한 여러 개선작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기본은 같다. 고무날을 사용해 유리창에 붙은 이물질을 닦아낸다는 구성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100년 넘게 자동차와 함께할 명작을 발명한 매리 앤더슨에게 경의를 표한다.
◆ 와이퍼 사용법
INT만 잘 써도 한결 편해진다
와이퍼 레버에 달린 INT는 ‘간헐적인, 간간이’를 뜻하는 ‘Intermittent’의 약자다. 일정 간격을 두고 와이퍼를 작동하는 모드다. 와이퍼 레버를 돌려 작동 간격을 조절할 수도 있다. 강우량이 많지 않을 때 쓰기 좋다. 비가 올 때 한 번 써보자. 레버를 돌려가면서 상황에 맞는 최적 타이밍을 찾아봐도 좋겠다.
LO와 HI는 1분에 몇 번 움직이나
LO와 HI는 계속 움직이나 속도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LO는 1분에 45번, HI는 1분에 70번을 움직인다. 가장 빨리 움직이는 모드다. 강우량에 따라 HI로도 버거울 때가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무조건 속도를 줄여 달릴 필요가 있다. 단 한 번만 사용할 때는 MIST다. 안개를 뜻하는 영단어. 안개 등 물방울이 붙은 상태에서 쓸어낼 때 좋다. 마지막으로 와이퍼 레버를 당기면 워셔액을 뿌리고 와이퍼를 움직여 오염 물질을 제거한다.
글 안민희 기자(minhee.editor@gmail.com)
사진 픽사베이,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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