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시장 철수라는 악재를 잘 극복해 해 낸 한국 GM이 신차 출시와 판매 확대를 위한 준비 작업에 발빠르게 나섰다. 상반기 2개, 하반기 2개 신차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2017년 북미오토쇼에서 공개된 쉐보레의 8인승 SUV 트래버스가 국내에 출시될 것인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형 SUV인 트래버스는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모하비와 비슷하지만, 3.6리터 V6,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같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등이 직접적인 경쟁상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책정만 합리적으로 이뤄진다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다고 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한 외관과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대형 SUV의 당당한 풍채
라디에이터 그릴은 에퀴녹스처럼 쉐보레 특유의 듀얼-포트 그릴이 적용되고, 후드에는 라인을 잡아 정면의 인상을 강인하면서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대형 SUV에 맞게 보다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헤드램프는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D 옵틱 LED라고 불리는 풀 LED가 사용된다. 범퍼 하단부는 안개등 주변으로만 크롬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웅장함 그리고 남성적인 이미지는 측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시원하게 가로지르며, 윈도우 벨트와 도어핸들, 도어 하단부에는 크롬이 적용돼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해준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C필러는 2열 이후 공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차체가 더 커 보이게 한다. 트렁크 상단의 립스포일러를 검정색 하이그로시 재질로 처리한 것도 당당한 차체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후면에서도 대형 SUV다운 면모는 이어진다. 테일램프는 얇게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길이를 넓게 했다. 그 사이로는 굵은 크롬 바를 넣었고, 범퍼 하단에도 크롬 바를 넣어서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사각형 머플러 팁이 매립된 범퍼는 검정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스포티함을 살려낸다.
광활한 내부공간과 안락한 시트
트래버스는 동급 최대의 내부 공간으로 최대 2,789리터의 적재공간을 확보했고, 실내 구성에 고급스러운 가죽과 크롬, 우드, 우레탄 등을 적극 사용했다. 크러시 패드와 센터콘솔 등에 가죽 감싸기가 추가 사양으로 적용되며, 박음질 처리가 잘 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기본적인 대시보드 디자인은 듀얼 콕핏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차급에 맞춰 변화가 이뤄진 정도이지만 잘 정돈된 형태를 하고 있다. 9단 자동변속기 레버 뒤로는 다이얼 타입의 트랙션 모드 선택 버튼이 장착된다. 컵홀더와 센터콘솔이 커다랗게 자리한 점도 대형 SUV에 걸맞는 모습이다.
7인승을 선택할 때 장착되는 2열 독립식 좌석은 측면을 잘 지지해 주고 안락한 자세를 취하게 해 준다. 앞 뒤 슬라이딩과 등받이 각도 조절도 가능하다. 3열로의 이동이 자유로우며 별도 팔걸이가 있는 것도 장점이다. 3열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크게 불편함이 없으며, 천장에는 2열에도 선루프가 있고, 측면 유리도 커서 답답한 느낌이 크지 않다. 8인승을 선택하면 2+3+3 구조의 시트가 장착된다.
파워트레인과 편의사양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310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3.6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40.7kg.m의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그리고 9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가솔린 엔진의 특성상 조용한 승차감과 즉각적인 응답성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안전 주행에 도움이 되는 트랙션 모드 셀렉터는 2륜, 사륜구동, 오프로드, 견인모드 등을 제공하여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패밀리카로 개발된 만큼 첨단 안전사양도 다양하다. 차선이탈 경고와 차선유지, 전방충돌경고, 저속 및 고속에서의 긴급 제동, 보행자 감지 기능, 서라운드 비전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핸즈프리 리프트 게이트, 3열의 이동을 편하게 해 주는 2열 스마트 슬라이드 시트 등도 동승자의 편리한 이동을 도와준다.
국내에서는 4천만 원대 후반?
미국에서 트래버스는 2017년 12만 3,506 대, 2018년 1분기에는 3만 8,198 대가 판매되어 GM 본사 전체 모델 중 판매 대수 3위를 차지한 인기 모델 가운데 하나다.
미국 트래버스의 가격은 전륜구동 기준 3.6리터 V6가 기본형 L 트림 3만 925 달러에서 최상위 하이컨트리 트림이 5만 3,595 달러로 구성된다. 원 달러 환율 1,070원을 적용하면 3,300만 원에서부터 5천만 원까지의 가격대다. 2리터 터보엔진이 적용된 RS 트림은 4만 3,990 달러로 한화 4,700만 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트래버스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는 포드 익스플로러를 꼽을 수 있다. 2017년 국내 연간 판매량 6,021대, 지난 1월과 2월에만 1,100여 대가 판매되어 수입 SUV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독보적인 모델이다. 익스플로러 2.3리터 에코부스트 모델과 트래버스 2리터 터보 모델을 비교해보면 최고출력은 각각 274마력과 255마력으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판매에 지장을 줄 정도로 큰 차이는 아니다.
익스플로러 2.3리터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이 5,790만 원으로 책정된 것과 비교해 볼 때, 트래버스가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책정만 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한국 GM은 2018년 1분기 캡티바와 올란도, 트랙스 누적 판매 4,089대로 작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49.1%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는 불안정한 경영 상태로 인한 영향력도 컸지만, 일명 사골모델로 불리는 SUV, RV 차종들의 노후화와 경쟁력 상실의 요인도 매우 크게 작용한 결과다.
절치부심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는 한국 GM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SUV 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모델의 출시가 가장 중요하다. 출시가 확정된 이쿼녹스에 더해 트래버스의 출시가 함께 한다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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