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은 오랜 기간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독과점 시장에 가깝다. 신차등록대수 또한 당연히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성별 및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각 브랜드별로 상이한 차이점이 나타난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차로 등록된 국산 승용차의 각 브랜드별 남녀 성별 비율과 법인 및 사업자 비율, 연령대별 현황과 각각의 1위 차종 등을 확인해봤다.
먼저 현대 브랜드는 9월까지 총 34만 4,661대가 신차로 등록됐다. 그 중 개인 소비자 남성이 55.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여성은 18.7%로 상당히 낮은 비율을 보였다.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은 26.3%이며, 남성과 법인 및 사업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차종은 그랜저, 여성의 경우 아반떼로 확인됐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제외한 나머지 국산차 브랜드 중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현대다. 그랜저와 쏘나타가 택시나 렌터카로 상당수 등록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현대의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의 법인 및 사업자를 제외한 개인 소비자 연령별 현황에서는 50대가 가장 많은 신차등록대수를 기록했다. 다음은 40대, 60대, 30대, 20대 순서. 각 연령대별 신차등록대수 1위 차종은 30대 이상에서는 모두 그랜저, 20대에서만 아반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전체 신차등록대수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랜저 열풍이 모든 연령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기아 브랜드다. 지난 9월까지 30만 8,535대가 등록됐으며 남성이 54.4%, 여성이 20.8%, 법인 및 사업자가 24.8%의 비율을 차지했다. 기아는 남성, 여성, 법인 및 사업자의 신차등록대수 1위 차종이 모두 다르다. 남성은 쏘렌토, 여성은 모닝, 법인 및 사업자는 카니발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기아차를 신차로 가장 많이 등록한 연령대는 40대다. 40대의 1위 차종은 카니발이 차지했다. 다음은 50대, 30대, 60대 순서로 모두 쏘렌토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경차인 모닝은 20대의 1위 차종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니발은 가족과 함께 사는 40대 남성 가장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서 쉐보레 브랜드의 올해 9월까지 신차등록대수는 8만 5,601대, 소비자 성별로는 남성이 61.4%, 여성은 30.2%의 비율을 나타냈다. 쉐보레의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은 8.4%에 불과하다.
쉐보레는 남성 비율이 61.4%로 국산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반면,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 1위 차종은 말리부, 여성은 스파크이며 법인 및 사업자가 임팔라나 말리부 대신 스파크를 가장 많이 선택한 것이 눈에 띈다.
쉐보레의 연령대별 신차등록 현황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다르게 30대의 강세가 도드라진다. 남녀 모두 30대가 가장 많은 신차를 등록했고, 1위 차종은 말리부가 차지했다. 3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스파크를 가장 많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루즈는 현대 브랜드 20대의 1위인 아반떼와 달리 쉐보레의 어떤 연령대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쌍용 브랜드는 9월까지 7만 2,702대의 신차등록대수를 기록했다. 쌍용은 여성 비율이 37.1%로 국산차 브랜드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거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쌍용차를 여성이 많이 선택하는 이유는 소형 SUV 시장의 강자 티볼리 때문이다. 티볼리는 남성과 법인 및 사업자에서도 1위 차종으로 등극했다.
쌍용의 연령대별 현황에서는 50대의 신차등록대수가 가장 많았다. 50대 전체로는 티볼리가 1위 차종이지만, 50대 남성만큼은 코란도 스포츠를 더 많이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티볼리는 모든 연령대에서 1위 차종에 오르며 쌍용의 브랜드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지만, 현대 코나의 등장으로 안심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향후 쌍용의 위기관리능력에 따라 티볼리의 성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브랜드의 9월까지 신차등록대수는 6만 6,549대다. 성별 비율은 남성 57.5%, 여성 28.1%이며, 법인 및 사업자는 14.3%를 차지했다. 남성, 여성, 법인 및 사업자 모두 SM6를 가장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만 놓고 보면 SM6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 연령대중 가장 많은 40대를 비롯해 모든 연령대에서 SM6가 1위 차종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SM6의 신차등록대수가 감소하면서 르노삼성의 부진한 브랜드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M6 한 차종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SM3, SM5, QM3와 같은 노후화된 차종들의 변화와 더불어 기대를 받고 있는 소형차 클리오의 출시가 필요해 보인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올해 9월까지 총 3만 6,516대가 신차로 등록됐다. 제네시스는 법인 및 사업자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9.1%로 가장 높은 브랜드이며, 개인 소비자 여성 비율이 가장 낮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남성, 여성, 법인 및 사업자 모두 G80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제네시스의 개인 소비자 연령별 현황은 50대가 유독 높게 나타났고, 다음은 40대, 60대, 30대 순서다. 제네시스는 20대의 비율이 가장 낮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준대형 세단 G80이 1위 차종에 올랐으며, 최근 출시된 준중형 세단 G70이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향후 20~40대의 비율과 연령별 1위 차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 국산차 각 브랜드별 소비자 남녀 성별 비율과 법인 및 사업자 비율, 연령대별 현황과 각각의 1위 차종 등을 확인해봤다. 결과적으로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는 다양한 연령대 또는 법인 및 사업자가 선호할만한 차종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쌍용은 여심을 공략하는 티볼리를 내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30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 받고 있는 쉐보레와 그마저도 없는 르노삼성은 특정한 성별이나 연령대 또는 법인 및 사업자에게 인기를 끌만한 차종과 마케팅 전략이 부실하기 때문에 브랜드 점유율 또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모든 브랜드가 다양한 소비자 성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기대해본다.
기사 / 김태준 기자
편집 / 김정균 팀장
자동차 전문 포털 [카이즈유] www.carisyou.com
'이런저런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광재오일 이전주소 등록완료 (0) | 2017.10.24 |
---|---|
아우토반 '속도무제한' 역사에 찾아온 위기 (0) | 2017.10.24 |
횡단보도 위 예술품들 (0) | 2017.10.23 |
자동차 뒷모습의 개성 요소, 테일 램프 (0) | 2017.10.21 |
한국 재진출에도 쓴 맛보고 끝난 수입차 (0) | 2017.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