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알파로메오가 한국에 진출한다.
FCA코리아는 11일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국내 판매를 접고 내년 알파로메오 브랜드를 추가하는 것으로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쯤 알파로메오를 출시하고 그 동안에는 SUV 브랜드인 지프(Jeep) 판매에만 주력한다.
미국과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FCA는 그룹 내에 크라이슬러, 피아트, 지프, 닷지, 알파로메오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신차 판매가 둔화하고 자율주행, 연비 규제로 연구개발 투자비가 급등하면서 최근까지 줄곧 회사 매각을 위한 협상을 해 왔지만 아직까지 별다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세단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크라이슬러는 현재 미국에서도 대형 세단 300C와 RV 퍼시피카 두 모델만 팔고 있다. 지난해 중형 세단 200을 단종했고 기존 차량 역시 후속 신모델 개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사실상 미국에서부터 크라이슬러 브랜드 정리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이 여파가 이어지면서 국내에 크라이슬러 퇴출은 이미 지난해부터 가시화했다. 현재 국내 판매 모델은 3.6L 가솔린 엔진을 엊은 대형 세단 300C와 사실상 단종 수순인 RV 그랜드 보이저 두 종류 뿐이다.
☞알파로메오=스포츠 성향의 고성능 차를 주로 만든다. 역삼각형 그릴로 대표되는 디자인 정체성이 매우 강하다. 한 때 국내에도 거의 들어올 뻔 하다가 무산됐다. 국내에 다시 들어온다는 소문이 돈다. 준중형 세단 줄리아, 소형 컨버터블 C, 준중형 해치백 줄리엣, 소형 해치백 미토 등을 판매한다. 역동적이 동력 성능이 매력적이지만 개성이 너무 강해 대중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FCA코리아는 최근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딜러사와 협상에 들어갔다. 기존 FCA의 크라이슬러, 피아트를 같이 쓰는 복잡한 브랜드 간판을 지우고 ‘지프 코리아’로 단일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은 지난해 지프 행사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알파로메오 국내 출시를 위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고 희망적인 소식이 들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수도권 지역 A딜러사 대표는 “크라이슬러 브랜드 철수는 이미 올해 초 확정돼 사실상 재고 처리에 나서고 있다”며 “피아트 역시 소형차로는 한국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모든 재고를 정리했고 임포터에서 신모델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대우를 받는 알파로메오는 디자인이 좋고 가격도 피아트보다 2배가 넘는 5000만원 이상이라 딜러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미 FCA코리아 딜러 네트워크 담당이 비공식으로 알파로메오 전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이슬러는 한국에서 FCA로 이름을 바꾸기 이전인 2012년 까지 연간 5000대까지 판매가 치솟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92대에서 올해 8월까지 128대로 급감했다. 2013년 한국에 진출한 피아트는 올해 500X 등 재고 차량을 정리에 8월까지 980대를 판매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지만 지난해 출시한 CUV 500X의 재고를 털기 위해 올해 상반기 1000만원 이상의 할인 프로모션에 따른 실적이다, 500X 재고 소진 이후 피아트는 7월과 8월 각각 3대와 4대 판매에 그쳤다.
유럽에서 소형차로 유명한 피아트는 2013년 국내에 진출하면서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워 월 300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했다.
수입차 업체 대표를 지낸 L씨는 “피아트는 경쟁 수입차에 비해서는 성능과 편의장치가 뒤지고 국산차에 비해서는 가성비에서 열세를 보이면서 출시 6개월 만에 실패한 브랜드로 판명이 났다”고 분석한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신차를 출시하고 이후 판매가 어렵자 1000만원 할인이라는 악수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피아트는 국내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딜러 입장에서는 이견이 나온다. 크라이슬러, 피아트 브랜드를 정리하고 지프로 단일화하는 데는 딜러사 마다 이해가 다르지만 더 이상 대안이 없다는 것으로 알려진다. 단 알파로메오 브랜드 추가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수도권 B딜러는 “이미 국내에서 지프는 SUV 브랜드로 승용차 벤츠에 버금갈 정도의 파워를 갖고 있다”며 “딜러마다 지프 마케팅세일즈 역량을 집중하는 게 효율적일 뿐 아니라 지프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알파로메오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FCA의 국내 18개 전시장 중 크라이슬러와 지프, 피아트 3개 브랜드를 동시에 판매하는 전시장은 10개다. 나머지 8개 전시장은 크라이슬러와 지프만 판매한다.
한편 중국의 메이저 완성차 업체인 지리와 둥펑자동차는 지난달 FCA를 인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FCA는 이 밖에 창청, 광저우차 등과도 매각 협상을 했지만 중국 자동차 업체들 모두 지프 인수 의사만 밝혀 결렬됐다.
FCA는 부채 축소를 위해 이미 여러 회사에 매각을 제안한 바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메리 바라 GM CEO에게 합병 공식 이메일을 보냈다. 폴크스바겐에도 합병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했다. FCA의 현재 주식시장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22조원)이다. 최근에는 인텔, 모빌아이, BMW등과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에 합류하기로 발표했다.
김태진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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