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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군용차의 추억

by 유광재오일 202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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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군용차 이모저모갤러리 이동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도 모두 특별한 차 하나쯤 존재한다. 언젠가는 꼭 타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가슴에 품은 드림 카라던가? 혹은 어린 시절 뒤좌석에서 앉아 아버지와 함께 달렸던 향수 어린 자동차처럼 말이다. 이처럼 기계적인 요소를 넘어 감성과 감정이 깃들어있는 자동차는 특별하면서도 아련함을 품고 있다.

일단 경례부터, 1호차 K-131
1997년 개발돼 군에 보급됐던 야전의 마이바흐 ‘레토나’, 구형 스포티지 플랫폼 기반의 록스타 후속 모델로 등장했다. 레토나는 일반 도로에서 마주치기보단 얼룩무늬 디자인을 더욱 자주 접하게 되는 차량이었다.  레토나가 세상에 등장했을 당시 코란도와 갤로퍼 등에 크게 밀려 주목받지 못하며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그런 레토나였지만 최우선 1순위 차량으로 면모를 드러낸 곳이 군부대였다. 레토나는 K-111를 대체하며 전술지휘차량으로 확실하게 군 주요 보직에 입지를 다졌다.

레토나는 초대 스포티지를 바탕으로 하는 탄탄한 프레임-온-바디 구조에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비롯해, 마쯔다 RF-TCI 엔진의 라이센스 생산분을 사용했다. 민수용 레토나는 초기에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을 모두 사용했으나 군용인 K-131은 가솔린 엔진만 사용했다. 여기에 수동 5단 변속기를 조합해 130마력의 최고 출력과 18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했다.

당시에 공도는 물론이고 최전방 험로 지역을 손쉽게 누비고 다녔다. 물론 굴곡이 심한 산악지역으로 정찰을 갈 경우 힘에 부치기는 했다. 또한 운전병은 힘에 부치는 험로를 만나면 센스있게 ‘데후친다'는 의미의 4륜 구동으로 잽싸게 바꿔야 했다.

각 부대의 대대장이나 지휘관이 주로 사용했는데 주임원사, 정작처 고위 간부가 사용하기도 하면서 ‘레토나=고위 간부’라는 인식이 생겨 자연스럽게 경례부터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종종 인사처에서 신병을 데려오기 위해 사용했다. 그럴 때마다 뒤좌석은 마이바흐 저리 갈 정도의 승차감으로 모두를 잠재우곤 했다.

레토나의 뒤좌석은 앞 좌석과 평행하게 배치되지 않고 세로 형태로 배치돼 서로를 마주 보는 형태다. 하지만 작전 수행이나 적재가 필요할 경우 양쪽 모두 접어 사용했다. 특히 군부대에서 사용하는 전술 박스의 높이가 뒤좌석 시트 높이와 알맞게 떨어져 적재 및 병력 탑승 시 상당히 유용했다. 장거리 이동의 경우 뒤좌석에 앉은 사람은 적재 박스로 인해 다리 저림을 느껴야 했지만 말이다.

군용 레토나는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보닛 좌측에 무전기를 거치할 수 있도록 철제 구조물이 배치됐고 루프는 ‘호로’라고 불리는 천으로 덮여있다. 이로 인해 외부 소음이 심각할 정도로 유입돼 운전병이 지휘관을 명령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일도 많았으며, 무전이나 전화 통화 시 전달 내용이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레토나 뒤 문에는 유사시를 대비해 스페어타이어가 자리했고 옆 면에는 삽을 장착해놓았다.

또한, 군 특성상 유류 보급이 어려울 때를 감안해 일명 ‘말통’이라 불리는 약 20L 짜리 비상 연료통도 구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일교차로 인한 수분 유입 등 형식적인 모양새만 갖춘 형태였다.

전장의 멀티 플레이어 K311A1, 일명 ‘닷지’
장병들이 가장 엉덩이를 많이 붙였던 차는 K311A1, 일명 닷지일 테다. 부대에 따라서 닷지, 사오톤으로 불려던 K311A1은 1980년 국산화된 후 개선을 거친 모델이다. 각종 훈련 시 장병 수송 및 물자 적재에 활용됐고 정찰 임무를 수행할 때도 사용했다. 가장 중요한 식량 보급에도 요긴하게 사용됐다. 12명의 병력이 탑승할 수 있었으며, 기상 상황에 따라 운전병과 탑승병 간 컬래버레이션으로 수동 소프트톱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활용도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식량배급이나 물자 적재, 병력 수송 외 제설차, 평탄화 작업 등 주요 전술 작전 차량에 쓰였다. 전면부에 ‘후크’라고 불리는 제설용 철판을 달아 활주로 및 진입로에 쌓인 눈을 덜어냈고, 후면에 가로형 철재 기둥을 달아 평탄화 작업을 진행하는 식이었다. 덕분에 K311A1은 타 차량 운전병보다 압도적인 운행시간과 거리를 품어야 했다. 그만큼 정비도 많았기에 운전병과 정비병에겐 애증의 모델.

천상의 승차감 K511A1, 수면제 같은 육공
6기통 디젤 엔진을 올려 최고출력 183마력, 최대토크 51kg· m의 성능을 냈고 5단 수동 변속기, 유압식 윈치 장착, 최대 4,536kg의 견인력을 보유한 고마력, 고기동성의 군용차가 바로 K511A1다. 흔히 두돈반, 육공으로 불린 모델이다. K511A1은 유조차, 급수차, 105mm 곡사포 견인 등 다양한 능력을 보유했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 깊은 능력은 언터처블 승차감이다.

K511A1은 완전무장병력을 24명까지 수송 가능한데 완전무장병력 24명이 모두 잠드는 기이한 상황을 연출하곤 했다. 임전무퇴의 정신력으로 똘똘 무장한 병력들이 엉덩이만 붙이면 하나, 둘 졸기 일쑤였다. 졸다가 K2 소총에 이빨이 깨지는 등 전투력 손실도 수시로 발생했다. 특히 동원 훈련이 실시되면 예비군들이 K511A1에서 수시로 헬멧을 떨어뜨려 운행이 멈추곤 했다고….

K511A1의 최소 회전반경은 11m, 등판능력은 60%였으나 제원 따윈 가볍게 무시할 정도로 스티어링 휠이 무겁고 차를 다루기 힘들었다. 널널한 코너에서조차 운전병은 땀을 뻘뻘 흘렸다. 소프트톱 운전실과 접이식 윈드 실드가 어느 정도 땀을 식혀줬지만, 비가 오면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겨울철에는 바람이 파고들어와 살을 애리게 만드는 등 고도의 운전 스킬이 필요했다.

해안 초소나 최전방 부대에 방문해 기쁨을 안겨주는 황금마차도 빼놓을 수 없는 군대의 추억, 1979년 처음으로 도입된 황금마차는 겪어보지 않고선 그 희열과 쾌감을 절대 알 수 없다. 황금마차를 보면 보급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사기 증진과 복지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군기가 세고, 악폐습이 존재했던 부대조차 황금마차는 계급 구분 없이 이용 가능했다. 최전방 부대 같은 경우, 황금마차가 순회하다 구매 물품이 동나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에 애간장을 태우곤 했다.

전역한지 오래된 사람들은 부러워(?) 할만한 사실이 있는데, 예전엔 황금마차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아이스크림, 냉동 식품도 판매된다는 사실.

지독하리만큼 힘들었던 젊은 날의 과거, 누군가는 겪어나가고 있을 현재, 누군가는 설렘 안고 기다려질 미래, 언젠가 돌이켜보면 경험과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그때 그 시절의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말이다. 아, 물론 어디 가서 ‘라떼 is~’는 군대 이야기가 아닌 꼰대 이야기가 될 테니 참을 성이 필요하다.

김상혁 cardyn@carlab.co.kr

출처 재미있는 자동차 미디어 카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