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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들

새 차 틴팅 쿠폰, 고맙기는 한데 불만도 많아

by 유광재오일 2018.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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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를 구매할 때 서비스용품으로 제공하는 틴팅 필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국산차의 경우 평균 5만원 정도의 쿠폰 가격 안에 운영비와 필름 가격, 시공비까지 포함돼 사실상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성 필름의 적용 자체가 쉽지 않은 구조여서다. 이에 따라 필름 시공을 받으러 갔다가 지출만 늘어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18일 국내 완성차와 틴팅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새 차가 출고될 때 서비스로 지급되는 틴팅 필름의 유통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면 3만원에서 5만원 상당의 틴팅 필름 쿠폰이 제공된다. 소비자는 쿠폰을 활용해 사용 가능한 여러 브랜드의 시공점을 찾아간다. 단순히 생각하면 '현대기아차-필름공급사-소비자' 구조로 보이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필름 브랜드를 운영 관리하는 유통사도 포함돼 있다. 쉽게 보면 현대기아차가 쿠폰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사용하면 결제 과정은 '현대기아차-유통사-필름회사-시공점'으로 이뤄진다. 5만원이라는 비용 안에 유통사와 틴팅기업, 그리고 시공점이 이익을 나눠야 하는 구조다. 따라서 기본적인 틴팅 필름의 품질은 최저가가 될 수밖에 없고, 시공점은 인건비를 건지는 것조차 버겁기 마련이다. 게다가 쿠폰 틴팅은 측후면만 지원될 뿐이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의 불만도 쏟아진다. 제공되는 틴팅 필름의 기능이 지나치게 떨어져서다. 게다가 시공점 또한 인건비를 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작 쿠폰을 제시하면 그보다 비싼 제품을 권하는 게 다반사다. 

 이처럼 복잡한 유통구조가 형성된 배경은 수많은 틴팅 필름기업을 자동차회사가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소비자가 직접 시공점을 선택하도록 제공만 할 뿐 개별 시공점 또는 필름 공급사와 일일이 정산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간에 틴팅 필름 유통기업이 자리했고, 결국 서비스로 제공되는 틴팅 필름이 저품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심한 경우 1년 짜리 보증도 안 되는 틴팅 필름 제품을 제네시스에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일어난다"며 "현대차가 쿠폰 가격을 올려주거나 시공 방식에 대한 프로세스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5만원짜리 틴팅 쿠폰에서 시공점은 2,000원이 남는 구조이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부 시공점은 전면 틴팅을 권유하며 부족한 수익을 메우는 일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 오히려 국산차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이와 달리 수입차는 기본적으로 전면 및 측후면 등을 모두 포함해 20만원 상당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신 가격을 낮출 경우 물량 보장을 해주는 게 차이점이다. 결국 틴팅 필름의 가격과 물량을 보전해주되 상대적으로 기능성이 뛰어난 틴팅 필름을 서비스하는 구조다. 

 물론 해명도 있다. 틴팅 필름의 경우 자동차회사가 의무적으로 해줄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보면 5만원 쿠폰은 이른바 틴팅 때 사용하는 일종의 현금 보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완성차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게 틴팅 필름이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원하는 데다 우리도 관행적으로 제공하다 보니 기본 용품처럼 인식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거의 모든 자동차회사가 제공하면서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도 잘 안다"며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틴팅 업계 관계자는 "틴팅 쿠폰을 제공하지 않으면 브랜드 이미지 문제도 없겠지만 이왕 제공하는 것이라면 소비자 불만이 없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자동차회사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서비스로 틴팅 쿠폰을 제공하는데,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쌓이는 것은 스스로 발등을 찍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조언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